56 - U 과장 면담 (혼나야겠네)
T 과장 면담이 있은 지 얼마 뒤, U 과장과도 면담의 기회가 생긴다.
점심 식사 후, 카페 앞 노상 테이블
U 과장 : (담배를 피며 말이 없다)
그 : ... (눈치 보는 중)
그 : 과장님, 주말에는 어디 다녀오셨나요?
U 과장 : 아니.
그 : 아, 그렇군요.
U 과장 : (담배를 핀다)
그 : ...
나중에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와 U 과장의 대화는 거의 항상 이런 식이었다.
답답했던 그는, 무턱대고 이야기를 꺼낸다.
그 : 과장님, 저희 팀은 어떤 일을 하는 팀인가요?
U 과장 : 재무 처리하고, 보고하고, 행정처리하고, 지원하고. 지금까지 봤을 거 아냐.
그 : 제가 아직은 잘 안 보여서요.
U 과장 : 너가 본 게 다야. 지금껏 보면 각 나오잖아. 너가 알아서 해라
그 : ...
그 : 혹시, 저희팀에서 영어나 외국어를 쓸 일도 있나요?
U 과장 : 거의 없지. 뭐, 가끔 영업 쪽에서 외국어 계약서나 공문 같은 거 봐달라고 할 때가 있긴 한데.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왜, 영어 쓰고 싶어서?
그 : 쓸 기회가 있다면 좋을 거 같아요. 저번에 엔지니어들 보니깐 능숙하지 않더라도 기술적 용어를 잘 아니까는 외국어 쓰는 미팅도 들어가고 하는 것 같아서요.
U 과장 : 그런 게 하고 싶으면, 영업이나 엔지니어 하면 되겠네. 준비해서 영업이나 엔지니어 해. 준비는 하고 있어?
그 : 아뇨...
U 과장 : 준비도 안 하면서 그런 말을 해? 혼나야겠네.
그 : ...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그는 영업이나 엔지니어가 더 맞는 것일까.
그도 더는 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