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거의 모든 것의 미래 / 평균의 종말 / 난중일기

미래 예측은 과거부터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쳐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서론. 미래 예측

거의 모든 것의 미래(데이비드 오렐 저, 2007)는 날씨, 건강, 부 세 가지 측면에서의 과학적 예측에 대해 다룬다. 세 분야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세 분야에 대한 예측은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사람들은 미래의 날씨 / 미래의 주가 등 경제 상황 / 미래의 건강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최초의 신전은 델포이 신전이었다. 가이아 여신에게서 아폴론으로 주인이 바뀌었는데, 아폴론의 신탁을 전달하는 신관은 파티아라고 하는데 언제나 여자가 맡았다. 이는 오늘날까지도 이어져 텔레비전 기상캐스터는 대부분 여성이다. 날씨라는 신탁을 전달하는 현대의 파티아인 셈이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파티아는 결코 직설적인 답을 내놓지 않고 진실을 암시할 뿐이다. 신탁은 이를 듣는 이가 자의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자본주의 경제가 발달하고, 실물 경제를 기반으로 금융업이 생겨났다. 유튜브나 방송을 통해 주가와 시장을 예측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경제 분야의 파티아들이 생긴 것이다.
유전 공학과 생명 공학이 발달하면서, 영화 같은 일들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유전자 정보를 파악하여 태어나지 않은 아이가 앓게 될 병이나 건강 상태를 미리 아는 등의 예측이다. 의사, 유전공학 연구소의 연구원들 또한 파티아의 지위를 확보해가고 있다.
저자는 과학적 예측의 세 분야인 날씨, 부, 건강이 마치 자매 같다고 표현한다. 유구한 역사와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성숙한 장녀(날씨), 현재 성년이 될 무렵이라 가장 관심을 받고 신뢰받는 둘째(경제), 아직 연구가 많이 진행되지 않아 가끔 말썽을 일으키지만 어려서 낙천주의가 넘치는 막내(건강)이다.



본론 1. 과거와 현재의 '미래 예측'

고대 아테네의 피타고라스, 플라톤은 미래를 예측했다. 그들은 이 세계와 우주가 일정한 법칙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는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들은 수리적 기법, 천체 운동을 보면서 미래를 예측했다. 사계절의 변화와 조수간만의 차 등 날씨는 상당 부분 천체의 움직임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천체와 하늘을 관찰했다. 이는 날씨 예측과도 무관하지 않다.
난중일기에서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새벽에 촛불을 밝히고 홀로 앉아 왜적을 칠 일이 길한지 점을 치는' 내용이 있다. 이순신 장군은 전투에 앞서 홀로 점을 치곤 했다. 난중일기에는 점을 치는 내용, 어떤 꿈을 꾸었고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는 식의 묘사가 여럿 있다.

이처럼 역사 속에 이름을 남긴 인물들 중 미래를 예측했거나, 예측하고자 했던 사람이 많다. 이는 오늘날에도 변함이 없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고자 한다. 특히 '지도자'의 능력은 미래를 제대로 예측했는가, 또는 원하는 미래를 구현해냈는가로 판가름나는 경우가 많다.
조던 피터슨은 Leader란 이끄는 사람이며, Leader는 이끄는 능력으로 정의된다고 말했다. 성경을 인용하여 설명하는데, 이집트에서 탈출하여 유대인들을 가나안으로 인도하는 모세 / 길 잃은 양들의 목자로 표현되는 신이 바로 리더이다.
다시말해 Leader, 지도자의 능력은 그가 약속의 땅으로 사람들을 인도할 수 있는가로 판가름난다. 성경에서는 약속의 땅으로 적었지만, 개개인의 종교, 상황 등에 따라 그 의미가 조금씩 다를 것이다.
즉, 미래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면, 그 아이들을 학부모나 아이들 자신이 바라는 대학에 보낼 수 있는가
-의사라면, 환자가 원하는 건강한 상태로 회복할 수 있는가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라면, 해당 기업이 목표한 바(매출, 시장점유율, 영업이익률 등)를 달성할 수 있는가
-정치가라면, 국민들이 원하는 국가의 상태로 국정을 이끌어 갈 수 있는가
-개인의 차원에서, 나는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이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가 (개인의 차원에서도 미래 예측 능력, 즉 이끄는 능력은 중요하다. 내가 원하는 나의 미래 모습으로 나 자신을 이끌 수 있는가? 나는 나 자신에 대한 훌륭한 리더인가? 이는 개인의 커리어/금전적/가정적 성공으로 직결된다.)

미래 예측은 결과론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타당한 것 같다. 물론 과정도 무시할 수 없고 중요하다. 하지만 미래 예측은 결국 그 예측이 맞았는가 틀렸는가의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오후 3시부터 비가 온다는 기상예보는 그 이전의 날씨와 상관없이 3시부터의 날씨로 평가될 것이다. 의사는 치료 여부로, 기업가는 실적으로 평가받는다. 개인의 목표 달성 여부와 과정은 결과론적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으나, 날씨 / 기업가 / 의사 / 정치가 등의 미래 예측 능력은 결과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본론2. 미래 예측의 불확실성과 실패 (평균 / 결정론 / 양자 역학)

이렇듯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오랜 관심사였고, 인간 활동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연구되어 왔다. 그 결과 우리는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기상청에서 날씨 예보를 듣고, 수많은 경제학자들의 수식을 이용해 경제 상황을 분석하며, 유전자 분석을 바탕으로 질병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한다. 어느 정도는 성공했고, 어느 정도는 실패했다.
날씨를 예로 들어보자. 날씨는 주로 공기 중 수분과 구름의 분포를 바탕으로 예측한다. 지구의 하늘을 격자식으로 칸칸이 나누어 측정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구 전체 상공의 수분과 구름 분포를 모두 알 수는 없다. 구름은 항상 여러 격자에 걸쳐 있을 것이며, 수분 분포 또한 같은 칸 내에서도 지점마다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평균값을 사용한다. 평균값을 사용하되, 변수들의 패턴과 상관관계를 찾고 기상패턴을 검출하는 것이다. 당연히도, 평균값을 쓰는 순간 예측의 정확도는 떨어지게 된다.

과학계에서는 모든 입자와 모든 구성물질들의 정보, 모든 변수를 다 알 수 있다면 과거-현재-미래를 알 수 있다는 이론이 있다. 바로 결정론이다. 위의 정보들을 모조리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만일 그럴 수만 있다면, 일정한 인과 관계의 법칙에 따라 현재 모습에서 과거와 미래를 알아낼 수 있다는 이론이다.
하지만 최근 양자 역학에서 불확정성 원리가 등장하면서 결정론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조그맣고 조그마한 양자의 세계에서는 양자의 속도와 위치를 동시에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위치를 알기 위해 빛을 강하게 쏘면 양자에 영향을 주어 속도가 불확실해지고, 속도를 정확히 알기 위해 약한 빛을 쏘면 위치가 불확실해진다. 최소단위인 양자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히 알 수 없으므로, 우리는 모든 정보를 알 수 없다. 그렇다면 결정론이 이론상으로 맞다고 하더라도(일정한 인과 관계의 법칙에 의해 과거-현재-미래가 결정되어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현재의 모습을 알 수 없으므로, 그 현재와 함께 정해진 과거와 미래도 알 수 없다.
미래 예측에 대한 반응은
- 복잡한 과학은 잘 모르겠다.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 모든 정보를 알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결정론이 맞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의 선택은 의미가 있다. (테넷)
- 결정론은 틀렸다. 사람은 자유 의지를 가지고 있고, 우리가 선택하고 행동한 것은 미래에 영향을 끼치며 의미가 있다.
등 다양하다.



결론. 미래 예측은 여전히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래 예측은 인기가 많은 분야이기에, 이를 통해 돈과 부를 거머쥘 수도 있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터득하거나(그럴 수 있다면), 예측할 능력은 없더라도 사람들이 인정할 만한 전문성을 갖춘 상태에서 그들이 원하는 미래를 그럴듯하게 들려줄 수 있다면, 이를 통해 영향력과 부를 거머쥘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미래 예측은 100% 확실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듣는 사람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미래를 선택하고 소비한다.
예측 전문가를 무한히 신뢰하거나, 재미로 들어보거나, 참고 정도로 사용하거나, 자신에게 좋은 예측은 듣고 / 싫은 예측은 버리기도 한다.
미래와 미래 예측은 우리의 끝없는 관심사다.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고 목표를 설정하여, 그 미래를 실현시키기 위해 행동하는 것 또한 넓은 범주에서 미래 예측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