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호주 썸네일형 리스트형 마치며 그의 워킹홀리데이가 끝났습니다. 귀국 후, 워킹홀리데이가 어땠냐는 질문을 받으면 그는 곤란함을 느낍니다.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할지, 너무나도 말할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끝없이 이야기하다 보면, 처음에는 초롱초롱하던 상대방의 눈빛이 어느새 식어버립니다. 이런 곤란함을 해소하고자, 그는 글을 썼습니다. 상대방이 원하는 때에, 스스로의 의지로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심이 식은 상태에서 억지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보다는, 스스로 필요성을 느낄 때 자발적으로 읽는 것이 그에게도 상대방에게도 효율적이며 이득입니다. 그는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할 때에도, 그리고 다녀와서도 호주 워킹홀리데이 관련 책을 몇 번 보았습니다. 대부분의 책들은 그가 원하는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간섭 없고 여유로운 .. 더보기 250 - 인천 공항 비행기에서 내린다. 그는 꼬박 1년 만의 한국이니, 뭔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예전에는 너무 익숙해서 알지 못했지만, 오랫동안 떨어져 있다 보니 새로이 느껴지는 한국 공기만의 달콤함 등을 상상했지만 그런 것은 없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그는 공항 도착장으로 나온다. 인천 공항은 해외 이용객들도 많으니, 영어가 많이 쓰여 있어 한국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진 않는다. 하지만 수속을 마치고 나갈수록, 익숙한 인천 공항 풍경이 보이고 한글도 늘어나기 시작한다. 그는 한국에 돌아왔다. 그는 공항 한복판에 서서, 사람들을 관찰한다. 호주에서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사람들을 매일 마주치며 살았던 그다. 인천 공항의, 검은 머리 일색의 풍경이 왠지 낯설고 단조롭게 느껴진다. 그가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호주와 비교.. 더보기 249 - 마지막 날 그는 귀국행 비행기를 예매한다. 뉴질랜드도 필요 없다. 원래 대부분의 호주 워홀러들은 워킹홀리데이 생활이 끝나면 뉴질랜드에 들렀다가 한국으로 귀국한다. 뉴질랜드는 호주 바로 옆에 위치해있어, 한국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 귀국 후에 따로 방문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기왕 호주에 온 김에 뉴질랜드까지 들러서 여행하고 귀국하는 것이다. 그는 뉴질랜드를 여행할 돈이 없다. 돈은 억지로라도 마련할 수 있지만, 뉴질랜드를 여행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애초에 그가 워킹홀리데이를 시작한 표면적인 이유는, 현지에서 동화되는 진정한 여행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워킹홀리데이 기간 동안 호주 전역을 돌아다면서 여행을 많이 했다. 즉, 그는 이미 여행을 충분히 했으며 더 이상의 여행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뉴질랜드는 언젠가.. 더보기 248 - 아웃백에서 만난 캥거루 그는 자신의 워킹홀리데이를 되돌아본다. 한국에서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검색하고 비자가 승인됐을 때의 조그만 성취감, 누구나 받을 수 있는 비자지만 그는 생전 처음 그러한 성취감을 느꼈다. 생전 처음 느낀 생생한 성취감은, 워킹홀리데이 기간 동안 그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었다. 홀로 비행기 표를 알아보았을 때, 떨리는 마음으로 공항에서 그 비행기를 탔을 때, booking.com으로 숙소를 예약했을 때, 호주에 도착해서 대중교통을 타고 떨리는 마음으로 그 숙소에 체크인을 했을 때도 그랬다. 한국에서는 관공서 한 번 가보지 않았던 그가 난생처음 외국인과 이야기하며 은행 계좌를 개설했을 때, 핸드폰 유심을 받아 핸드폰을 개통했을 때, 공공 도서관에서 카드를 만들어서 마침내 이력서를 출력하는 데 성공했을 때, 이력서.. 더보기 247 -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다. 그는 세컨드 비자를 취득하지 않았다. 세계 어디를 가도 사람 사는 것은 비슷하다는 것이 그가 호주에서 내린 결론이므로, 호주에서 굳이 1년을 더 보낼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비자 만료 날이 점점 다가오자, 그는 호주도 아쉽고 워킹홀리데이도 아쉽다. 무엇이든 떠날 때가 되면, 기억들은 미화되고 아쉬움도 커진다. 그는 유튜브에서, 다른 사람들의 워홀 관련 영상을 본다. 비자 만료가 다가올수록 더욱 많이 본다. 그가 본 유튜버 중에는, 아예 대학을 가지 않고, 20대 시절을 워킹홀리데이 생활만 하며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는 사람도 있다. 호주/아일랜드/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들에서 연달아 워킹홀리데이 생활을 하며 생활력과 적응력 및 영어 실력을 기르고, 이후 대만이나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도.. 더보기 246 - 의리이자 예의, 유예 맨발의 청춘이니, 자연인이니 거창한 이름을 붙이지만 결국 그는 돈 없는 백수 워홀러다. 공놀이장에서 공놀이를 하고, 한국인 워홀러 친구들과 약속이 생기면 만나러 가고, 이외에는 케언즈 바닷가를 산책하며 그저 시간을 보낸다. 돈이 없어 기념품 쇼핑은 물론 빨래 비용까지 아낀다. 식사도 점심은 거르고, 백패커스에서 제공하는 무료 아침과 저녁 늦은 시간 마감 세일을 하는 뷔페를 기다렸다가 먹는다. 그나마 뷔페에서도 미친 듯이 쓸어 담으며 집어먹다가 사장에게 한 소리 들었다. 어찌 보면 궁상맞기까지 하다. 그는 왜 굳이 이렇게까지 하면서 호주에 남아 있는 것일까. 그는 의미 부여를 좋아하고 고집이 세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워킹홀리데이 1년의 기간을 끝까지 다 채우고 만료 날 돌아가겠다고 마음먹었다. 마지막.. 더보기 245 - 기념품 쇼핑 한주 한주 지날 때마다 비자 만료일이 가까워진다. 그는 호주에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기약이 없기 때문에, 호주를 추억할 기념품들을 사 가려고 한다. 특히 어머니는 그가 이런저런 기념품을 사 오길 원한다. 그가 출몰하는 쇼핑 장소는 정해져 있다. K-Mart나 Target에서 생활, 잡화, 의류 등을 쇼핑하고 식료품은 Coles와 Woolworths에서 쇼핑한다. 식료품을 기념품으로 가져갈 생각은 없다. 다만, 그의 동생이 팀탐을 샀던 것이 생각나 팀탐만 몇 개 구입한다. 이외에는 식료품이 아닌 생활 용품들을 사야 한다. 그는 호주 사람들이 많이 쓰는 주방용 타올, 테이블보, 어머니가 부탁한 나무 도마 등을 살핀다. 그는 여러 종류의 기념품을 사갈 수가 없다. 첫 번째 이유는 돈이 없기 때문이고, 두 .. 더보기 244 - 뷔페 아침 식사는 백패커스에서 제공하니 공짜로 해결한다. 공짜 아침 식사를 최대한 많이 먹어, 점심에도 배가 고프지 않도록 한다. 하지만 아침 한 끼만 먹고 저녁까지 버티기는 힘들다. 가뜩이나 그는 식사량이 많은 대식가다. 점심은 어떻게든 참는다 치지만, 저녁 식사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백패커스는 요리가 가능하긴 하나 썩 편리한 환경은 아니다. 다윈에서처럼 우유와 과자로 때우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는 저녁 식사를 사 먹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아 돌아다닌다. 케언즈의 먹거리는 대부분 케언즈 시장에 몰려 있다. 그는 케언즈 시장에 답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옳은 생각이었다. 케언즈 시장의 가장 넓은 홀에는, 대도시 쇼핑몰 푸드코트처럼 여러 음식점들이 모여 있다. 중요한 점은, 이 음식점들의 대부분.. 더보기 이전 1 2 3 4 ··· 3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