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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준비

55 - T 과장 면담 2 (너를 뽑은 이유, 학벌) 그는 T 과장이 자신과 같은 대학교를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같은 대학교 같은 과 선배다. 물론, 그가 학생인 시절에 T 과장은 이미 졸업한 지 오래였으니 캠퍼스에서 마주친 적은 없다.     T 과장 : 저번에 이야기했지만, 얼굴이 너가 나랑 같은 대학교잖아.  그 : 네!  T 과장 : 그때 너 면접 봤을 때, 팀장님이 면접 보고 오시더니 마음에 드는 애가 있다고 하셨어.  그 : 아...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이야기가 갑자기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T 과장 : 그때 이력서를 세 개 가져오셨거든. 이 셋이 괜찮아 보이는데. 누가 좋겠느냐고. 팀장님도 나름 원하시는 바가 있었겠지만, 결국 일은 우리랑 같이 해야 되니까. 그래서 이력서를 봤지. 다들 비슷비슷했어. 나는 얼굴이 너가 .. 더보기
54 - T 과장 면담 1 (의미는 너가 찾는 것) 어느덧 입사한 지 6개월차, 그도 이런저런 일로 나름 바쁘다. 출근하면 신문을 세팅하고, 기사를 공유하고, 커피 머신과 제빙기를 닦는다. 책상에 쌓여있는 전염병 전표들을 처리하다가, 가끔씩 마우스나 키보드가 고장 났다는 연락을 받으면 창고에서 꺼내어 가져다준다. 이외에 가끔씩 상사들이 요청하는 업무를 처리한다. 얼마 전부터는 영업부장의 골프장 예약도 담당하기 시작했다.  그는 동기들 중에 가장 바쁘고, 동기들 중 가장 유명하다. 당연하다. 사업부 직원들의 민원 처리를 맡고 있는 셈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의 내면에서는 꺼지지 않는 불씨처럼 불안감이 계속 번진다. 이게 맞는 걸까. 도대체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상사들과 이야기를 해봐야 하는 건 아닐까.   여느 때와 같이 점심을 먹고, T 과장이 그에.. 더보기
53 - 골프장 예약 (선착순 전화, 의미충) 어느 날, 영업부장이 그를 부른다. 영업부장은 사업부장 다음 가는, IT사업부의 2인자다. 긴장한 상태로 영업부장실로 들어가니, W-3 사원이 있다.   영업부장 : 어, 부탁할 게 하나 있어서. 이번주 토요일에, 골프장 예약을 해야 하거든. 골프장 예약을 받는 기간이 있는데, 그게 내일부터야. 내일 좀 일찍 와줄 수 있나? 아침 8시 반에서 9시쯤으로.  그, W-3사원 : 네!  영업부장 : 그래 고마워요. 골프장 전화번호가 2개니까, 둘이 번갈아가면서 전화를 해가지고. 예약을 좀 해줘. 토요일, 시간은 오전 10시 전으로. 빠를수록 좋아. 햇빛 약해서 시원할 때.  W-3 사원 : 이 번호는, OOO CC인가요?  (컨트리클럽 CountryCloub, 골프장이다)  영업부장 : 어 그래. W-3 씨.. 더보기
52 - 승진년도 기입 (노가다 3, 승진누락) 2. 승진년도 입사한 지 반년도 지나지 않은 그는, 모르는 것이 아주 많다. 몇 년을 다녀야 승진이 되는 것인가.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진급에 필요한 년수가 직급마다 다르다고 한다. 회사 경험이 없는 그로서는, 돌아가는 모양새가 군대와 비슷하다고 느낀다. 일병 진급, 상병 진급, 병장 진급 같은 느낌이다. 그가 군에 있을 시기에는 이등병 3 - 일병 7 - 상병 7 - 병장 4 로 총 21개월이었다.  불편하지만 인사팀에 문의하여, 진급에 필요한 근속년수를 알아낸다. '사원 4년, 대리 5년, 과장 5년, 차장 5년' 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다른 회사에서 이직해 온 경력직이 아니란 전제 하에, 이 회사에서 처음부터 시자한 과장은 최소 10년차다. 사업지원팀은 그를 제외하고는 전부 과장과 차장이다. .. 더보기
51 - 출생년도 기입 (노가다 2, 타인의 정보) 잊고 있었지만, 그는 IT사업부의 인사 담당자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조직도와 인원 현황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계속해서 이어졌던 조직도 수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을 무렵, 사업부장의 관심이 다른 곳에 꽂힌다. 이 시기 사업부장이 꽂혔던 정보는 '출생년도'와 '승진년도'다. 두 정보 모두 민감 정보에 해당한다. 팀원급은 스스로의 정보만 열람 가능하고, 타인의 정보는 접근이 불가하다. 팀장급도 자신의 팀에 속한 부서원들만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업부장이 원하는 것은, IT사업부 전체 임직원들의 나이다. 조회 권한을 갖고 있는 이는 인사팀과 사업부장뿐일 터다. 사업부장은 자신의 그룹웨어 ID와 비밀번호를 그에게 알려준다.  그가 다니는 이 회사 시스템은, 오래전에 구축한 구식이다. 한 화면.. 더보기
50 - 리더방 이슈 공유 횟수 (노가다 1) 평화롭던 사업지원팀이 시끄럽다. S 팀장, T 과장, U 과장 다들 정신없이 바쁘다. 그는 상황을 모르고, 전혀 개입되어 있지 않다. 알고 보니, 이때가 사업지원팀이 가장 바쁜 시기 중 하나인 '임원워크샵' 시기였다.  임원워크샵, 임원들이 모여서 앞으로 회사가 어떻게 나아갈지를 논하는 회의다. 이름이 워크샵인 이유는, 원래는 임원과 리더들이 저 멀리 호텔 같은 것을 잡아놓고 회의를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때는 며칠 동안 임원들이 자리를 비워 참 좋았더랬는데, 전염병 때문인지 언제부턴가 회사 대회의실에서 그냥 진행했단다. 이름만 워크샵일 뿐, 규모가 크고 신경을 많이 써야하며 당일에도 긴장해야 하는 회의가 되었다.  그를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정신이 없다.  S 팀장 : 장표 어디까지 진행했어?  .. 더보기
49 - 너가 하자는 건 도박이야 그가 고객사 재무정보 기입을 한창 진행하던 당시, S 팀장과의 대화다. 점심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향하던 때로 기억한다.    S 팀장 : 얼굴이 요즘 뭐하니  그 : 네, 영업기획이랑 재무정보/신용등급/현금흐름등급 기입하고 있습니다.  S 팀장 : 음, 중요하지. -정적-   S 팀장 : 해보니까 어때.  그 : 고객사가 엄청 많습니다.  S 팀장 : 우리 고객사가 좀 많지. 신생 IT 기업이 많을 거야. 스타트업들. -정적-   그 : 팀장님, 제가 지금 기입하는 정보로, 고객사들 평가하시나요?  S 팀장 : 그렇지.  그 : 재무상태 안 좋고, 신용등급 안 좋은 고객사는 거래 중지하시나요?  S 팀장 : 자본 잠식인 애들. 그러니까 자본이 마이너스, 자기 돈 깎아먹은 애들은 당연히 그래야 되고. 신.. 더보기
48 - 고객사 재무정보 기입 여느 때처럼 전염병 전표를 처리하는 그, 사업지원팀도 평화롭다. 영업팀 C 대리가 사업지원팀을 방문한다.  C 대리는 '영업팀' 소속이지만, 사실상 IT사업부에서 '영업기획'을 맡고 있다. 팀이 따로 분리된 것은 아니어서, 회사 시스템에서 이름을 검색할 경우 C 대리는 영업팀 소속으로 조회된다. 하지만 IT사업부 내부 조직도에는, 영업팀에서 가지를 쳐서 나온 '영업기획 파트'가 있다. 비록 인원은 C 대리 한 명 뿐이지만, C 대리는 나름 영업기획 파트의 파트장인 셈이다.   영업기획의 특성인지, C 대리는 다른 영업팀 인원들에 비해 내근이 잦다. 매출 데이터를 분석하고 관리해야 한다, 협업을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 바쁜 리더들이 한눈에 보기 좋게끔 깔끔하게 데이터를 정리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했다.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