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계급사회
손낙구 지음
2008 출판
*2008 출간된 책이고, 현재 부동산 가격이 너무 뛰어 자세한 수치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음.
이 책을 쓴 이유
1. 한국 사회는 ‘부동산’이 결정한다
2. 엄마 아빠 일 나간 사이에
3. 부동산을 둘러싼 신화와 이데올로기
4. 통계의 신화에 통계로 도전한다
5. 책의 내용과 구성
6. 이 책이 나오기까지
1장 부동산, 무엇이 왜 문제인가
1. 얼마나 올랐나, ‘불패 신화’가 된 부동산
너무 빨리 오른다.
10년에 한 번씩 부동산값 폭등 (진정 시기에도 하락이 아니라 급등이 아닐 뿐)
현재 진행형 4차 부동산 투기의 특징 (1~3차와 구별되는)
2. 얼마나 비싼가 : 남한 땅 팔면 캐나다 여섯 번 산다
UN 서울 출장비가 비싼 이유
대한민국 땅값은 5000000000000000원 (5천조 원)
대한민국 집값은 3000000000000000원 (3천조 원)
땅, 집, 빌딩 가격을 다 합치면 얼마나 될까
강남 대 비강남, 수도권 대 지방 가격 격차도 심각
3. 부동산 소유 편중 얼마나 심한가
투기가 하늘 찔러야 소유 통계 나온다
1083 819 577 521 476 471 412… 이게 뭘까
우리나라가 100명이 사는 나라라면
4. 넘치는 불로소득, 고장 난 환수 장치
땅값이 올라 발생한 불로소득은 얼마나 될까
2000~06년 집값 올라 번 돈 계산해 보니
강남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에서 발생한 불로소득 규모
불로소득 환수 장치에 큰 구멍이 뚫렸다
불로소득을 거머쥔 사람들은 누구일까
5. 부동산 가격은 왜 오르기만 할까
옛날보다는 덜 오르는 것 아닌가
좁은 국토에 인구가 많아서?
투기의 3대 징후
투기는 아무나 하나
투기의 먹이사슬과 부동산 계급
아파트 분양 제도와 먹이사슬
‘물 만난 고기’, 브랜드 만난 아파트
다른 길은 없었나?
2장 부동산 때문에 한국 경제가 위험하다
1. 봉급쟁이의 뿌리 뽑힌 삶
‘봉급으로 내집마련’ 서울 29년 강남 44년 걸린다
집값보다 더 오른 전세값, 전세에서 월세로
뿌리 뽑힌 삶 ‘이사 다니기 세계 1위’
셋방살이 열 중 여섯 ‘집세 부담스럽다’
2. 내수 침체의 장기화
부동산 대출금 갚느라 허리 휘어 내수 침체
주택, 교육비 감당 못해 저출산 – 내수 침체
3. 제조업이 해외로 나가는 이유
비싼 땅값 – 높은 공장 용지값 – 제조업 공동화, 외자유치 걸림돌
땅값 비싸니 물류비 up, 도로.댐 건설비 up
4. 기형화된 산업구조
건설업 비대한 ‘토건국가’
부동산 시장 투명도 세계 하위권
생산 활동보다 부동산에 눈 돌리는 기업들
궤도 벗어난 금융산업
5. 투기와 파업에 관한 짧은 통계 보고서
3장 부동산이 삶을 다르게 만든다
1. 동네별 상황이 달라진다
아파트값과 수돗물의 방정식
강남구와 강북구 재산세 격차 13배
전국 부동산 격차 = 자산 격차 = 주거 생활 격차
농어촌 넓게 살지만 대부분 낡은 집
2. 소득 계층별 생활이 달라진다
돈 벌어 어디에 쓰나 : 첫 번째가 주거비
소득에 따라 사는 집이 다르다
저소득층 강제 이동률 2~3배 높아
내집마련 가능성 소득에 따라 두배 차이
3. 은행 문턱의 높낮이도 부동산이 만든다
부동산 없으면 은행 문턱 닳아도 돈 못 빌려
집 놓고 집 먹기 : 집이 집을 낳는 사회
제 발등 찍은 ‘국책은행 외국에 팔아먹기’
은행은 인구를 따라가지 않는다?
4. 대학 입시도 부동산이 결정한
아파트값과 서울대 합격률은 어떤 관계일까
부동산 재산 격차 – 수입 격차 – 사교육비 격차 – 학력 격차
특목고 입학생도 강남권 출신 많아
상아탑, ‘우골탑’에서 ‘아파탑’으로
5. 부동산이 수명도 좌우한다
오래 사는 비결은 따로 있다?
아파트값 비싼 동네 사람이 더 오래 산다
소득, 학력, 재산 따라 수명 차이 크다
의료 지원 이용도 동네 따라 격차
인명재천? 인명재부동산
4장 부동산 격차가 빈곤문제의 주범이다
1. 주택 보급률 100% 시대의 주택문제
주택 보급률 100%시대 : 집이 남아돌고 있다
짓고 짓고 또 짓고 : 45년 동안 1475만 채 공급
집만 지으면 뭣하나, 내 집은 없는데
강남 아파트 사들인 사람을 조사해 보니
‘집 먹는 하마’가 된 나라
국가는 국민에게 둘 중 하나는 해줘야 한다
‘집 안심률’과 ‘집 걱정률’ 국제 비교해 보니
집 안심률 : 자가 + 공공임대 / 집 걱정률 = 100 – 집 안심률
자가 | 공공임대 | 집 안심률 | 집 걱정률 | |
싱가포르 | 92% | 2% | 94% | 6% |
영국 | 68% | 22% | 90% | 10% |
네덜란드, 덴마크, 프랑스 |
## | ## | 73~86% | 27~14% |
일본, 미국, 스웨덴, 독일 | ## | ## | 60% 이상 | 40% 미만 |
한국 | 54% | 2% | 56% | 44% |
2. 빈부 격차는 곧 부동산 격차다
재산 격차가 소득 격차의 2~4배나 된다
재산 격차 부동산 때문
네 사람의 운명을 가른 부동산
‘부동산 격차 온도계’가 100도로 치닫고 있다
상속 재산 75%가 부동산 … 대물림되는 부동산 빈부 격차
3. 1000만 부동산 빈곤층 어떻게 살고 있나
신 인간생활 3요소
침실 기준 미달 : 부부와 스무 살 딸이 한방을 쓰다
시설 기준 미달 : 화장실 없는 집에서 살다
면적 기준 미달 : 제사 지내러 온 시누이 바깥에 있다 그냥 가다
구조, 성능, 환경 기준 미달 : 곰팡이, 바퀴벌레와 함게 살다
부동산 빈곤층 고통, 사회가 해결해야
4. 160만 부동산 극빈층 어떻게 살고 있나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베이징원인’을 찾아내다
달동네서 쫓겨나 지하로 비닐하우스 쪽방촌으로
두더지도 아닌데 땅속에 산다
비닐하우스에서 산다
부동산 극빈곤층의 마지막 잠자리 쪽방
5장 대한민국 부동산 100대 부자
1. 통계로 보는 100대 집 부자
‘비싼 집 소유’ 순서로 본 100대 집 부자
‘큰 집 소유’ 순서로 본 100대 집 부자
2. 현대판 ‘아흔아홉 칸 부자’ 동네를 찾아서
넓은 아파트는 수도권, 단독은 지방에 많아
강남에는 아파트 부자, 강북에는 단독주택 부자
서울 이외, 넓은 단독주택 많아
3. 아파트 100대 부자는 누구인가
아파트 부자 100명이 사는 곳
타워팰리스 124평의 비밀
아파트 100대 부자는 누구인가
4. 연립이라 얕봤다간 큰 코 다친다
초대형 빌라, 다세대주택 80%가 서초, 강남에
아이파크, 타워팰리스보다 비싼 연립주택 많다
‘꿈의 저택’ 트라움하우스에 사는 사람들
5. 성북, 종로, 용산은 단독주택 부자촌
축구장보다 넓은 저택의 주인은?
집 한 채 값이 96억, 89억, 84억!
재벌 총수는 단독을 좋아해
6. 100대 법인 집 3만 채 소유, 집 값만 1조 6000억 원
100대 법인 주택 재산 1조 6000억 원
100대 임대사업자 31만 채 소유
7. 통계로 보는 100대 땅 부자
땅 부자 100명 2조 원어치 소유
전국구 땅 부자 100명에 기려면 500억은 돼야 (2021 지금은 더 뛰었을 듯)
100명이 서울시 면적 3분의 2만큼의 땅
100대 땅 부자는 누구인가?
8. 100대 땅 부자 기업 땅값만 60조 원
사업 관련 없는 땅 많이 소유
100대 땅 부자 법인은 누구인가?
9. 얼굴 없는 100대 빌딩 부자
스타들의 빌딩 재산
청와대 ‘빅4’의 빌딩 재산
재벌들의 빌딩 재산
대형 빌딩은 외국 자본 사냥감
10. 2008 ‘부동산을 사랑한 공직자’ 100명
2008 이명박 정부 환경부 장관 내장됬다가 땅 투기 의혹으로 사퇴한 박은경 내정자
“땅을 사랑했을 뿐 투기와는 관련 없어…”
고위 공직자 100명 부동산 재산 8909억
‘빌딩을 사랑한’ 고위 공직자
‘아파트를 사랑한’ 고위 공직자
‘땅을 사랑한’ 고위 공직자
6장 대안을 찾아서
1. 주택 계급별 맞춤형 주택 정책
2. 제2의 토지개혁과 택지 국유화
‘집 짓는 땅’부터 투기가 불가능하게
첫 단추는 집 부자들의 투기용 주택
3. 공공 택지 공영개발, 공공주택 공급
복지부에 주택청을 설립하자
4. ‘부동산 특권’ 폐지하고 내집 꿈 부활시키자
‘아파트 선분양 특권’ 폐지하고 분양 원가 공개 의무화해야
집 부자 ‘임대소득 비과세’ ‘임대사업 비과세’ 특권 폐지해야
고위 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해야
내집마련 가능 계층 집 장만 지원해야
5. ‘셋방살이 스트레스’ 푸는 주택 정책을
‘방뺴!’ 스트레스 푸는 전월세 계약 10년 갱신청구권
‘방값 올려!’ 스트레스 푸는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
‘전세를 월세로’ 스트레스 푸는 월세 전환율 10% 상한제
‘방 안 빠져 이사 못 가’ 스트레스 푸는 전월세금보증센터
‘전세금 떼일라’ 스트레스 푸는 최우선 변제금 4000만 원
6. 지하방 탈출 ‘사다리’ 정책
범정부 차원의 ‘지하방 탈출 사다리’ 정책 필요
어린이, 장애인, 노인 먼저 지하에서 지상으로
비닐집 주소지 인정하고 주거+복지 정책 시행해야
쪽방 거주자, 원룸형 임대주택+생계 대책 필요
뉴타운 등 도심 재개발 방식 재검토해야
책을 마무리하며
1기 신도시(개발기간 1989~96)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약 30만 채 주택 공급
2기 신도시(개발기간 2001~15)
판교, 송파거여, 화성동탄 1/2차, 광교, 김포, 양주, 검단, 고덕 등 10곳 57만 5000채
3기 신도시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부천/대장, 과천, 안산, 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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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감상
책의 내용에서 통계를 통해 한국의 부동산 시장 현황을 분석한 부분은 좋았다. 수치를 바탕으로 부동산과 민생, 부동산 격차에 따른 소득, 주거, 건강 격차의 관계를 분석하는 부분은 인상깊었다.
4장 끝부분 부동산 빈곤층에 대한 묘사와 애정어린 시선을 이 책의 하이라이트로 꼽겠다. 부동산 빈곤층, 그 중에서도 부동산 극빈층의 모습은 이전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모습이었고, 아직까지도 이런 주거시설이 있는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이후 5장에서 부동산 100대 부자를 나열하면서부터 책의 몰입도가 점점 떨어지다가, 대안을 제시하고 책을 마무리하는 데에 이르러서는 필자의 의견에 동의하지 못하게 되었다. 부동산 극빈층 묘사 이후 부동산 100대 부자를 서술하여 둘 간의 간극을 보여줌과 동시에 부동산 100대 부자에 대한 분노를 일으키려는 듯한 의도가 조금 느껴졌다. 저자는 책 초반부부터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시기를 ‘1~4차 부동산 투기’라 명명하고 명백하게 부동산 값을 끌어올리고 이익을 보는 투기 세력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왜곡되었다 이야기한다. 언뜻 듣기에는 설득력 있어 보이나, 투기와 투자의 구분이 상당히 모호하고 그 행위를 비판할 명확한 근거가 부족하다.
사람은 누구나 경쟁에서 이기고 싶고, 남보다 잘나고 싶고, 남을 이기고 싶고, 특히 내 자식들에게는 더 잘 입히고 싶고 더 잘 먹이고 싶고 더 좋은 것을 해주고 싶어한다. 인간의 이기심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이를 역행하기란 쉽지 않다. 역행하느니 차라리 이타적 동기를 더 자극할 수 있는 장치들로 교묘히 관여하여 이기심에 이타적 본성을 작동시켜 의도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옳지, 규제와 통제로 막는 것이 실패하는 사례는 너무나도 많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과 은행의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큰 분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고 확실한, 무패신화의 부동산 투자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로 인한 부동산 보유율을 ‘부동산 100대 부자 / 100대 법인’으로 칭하며 투기 세력으로 매도하는 것은 인과 관계도 확실하지 않으며, 투기의 정의를 명확히 밝혀주었으면 한다.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며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많은 부동산을 가졌다고 하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현대 건설 사장에서 정치로 입문한 사람이다. 단순 정치인으로 분류할 수 없으며, 가뜩이나 현대건설 사장이었으므로 많은 부동산에 투자하고 성공을 거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기까지 하다.
물론 대통령을 비롯해 고위공직자들이 부동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요즈음 내린 결론으로 꽤나 비관적이지만, 정치인 정도 되는 사회 고위층에게 완전무결한 도덕성과 먼지 하나 나지 않을 재산 내역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간은 이기적이고, 완벽할 수 없다. 특히 국회의원이나 기업인이나 어느 조직의 요직으로 올라가기까지는 능력 이외에도 뒤에서의 인맥, 정치, 타이밍 등 수많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청렴결백하고 강직한 성격의 기업인이나 정치인을 볼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생각한다.
슬프지만 차악을 선택해야 하며, 나는 어차피 똑같이 더러운 인물들이라면 그래도 일 잘하는 정치인이 일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2008년에 출간되었으므로 당시에 저자는 몰랐을 것이다. 책에서 언급한 환경부장관에서 사퇴한 박은경 내정자는 자연을 사랑해서라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내놓았다가 사퇴했다. 중요한 것은, 사퇴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적폐를 청산하겠다며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수많은 도덕적, 권력형 비리가 뻔히 눈에 보이는데도 검찰개혁이라는 그들만의 목적을 위해 정당화하며 많은 비도덕인들을 장관에 앉혀버렸다.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정권이었는데, 국민들이 보기에는 적폐와 다를 것이 없었다. 개천의 용 뿐만 아니라 가재 붕어 개구리들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되지 않겠냐던 한 학자께서도 자신의 자식은 가재 붕어 개구리로 키우지 않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하셨다. 요는 대한민국 100대 부동산 부자를 정리한 5장이 그렇게 와닿지 않았고 크게 분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부자 아닌 척 / 정의로운 척 / 서민을 위해주는 척하는 부류를 더 경계하게 되었다.
그래도 부동산 극빈층과 부동산 100대 부자의 차이가 너무 크게 벌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100대 부자들의 부동산을 유상몰수해서 분배해야 하는가? 어려운 문제다. 집이 남아도는데 다주택자 때문에 무주택자가 고통받는 현상 속에서, 꽤 설득력 있어 보이긴 한다.
내가 저자와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은 부동산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이다. 부동산은 한 개인이 소유할 수 없는 어머니 대자연이며, 태곳적 인류가 가지고 있던 부동산관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 미국 인디언 추장이 말했듯 우리는 자연을 소유할 수 없으므로 사고팔 수도 없다는 것. 공동 소유로 국유화 해야 한다는 것.
꽤나 설득력 있으나 문제는 그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정책을 펼쳤을 때의 결과다. ‘규제의 역설’에서도 이야기했듯 개인적 측면에서는 동기로 그 사람을 평가하나, 사회적 측면에서는 그 결과로 평가할 수 밖에 없다. 동기가 아무리 선하고 바람직하더라도 사회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결과를 내놓는다면 그 동기는 정당화될 수 없다. 부동산 또한 마찬가지다. 태곳적 원시인들처럼 자연을 사랑하고 토지를 사랑하며 개인이 감히 소유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경외심을 가지고 자연을 바라보며 지키는 것. 이를 위한 국토의 국유화, 이를 바탕으로 한 부동산 정책은 주로 실패했다.
비슷한 실패 사례는 많다. 인간의 이기심을 정면으로 부정했던 공산주의 사회는 그 이념을 주창하던 엘리트가 가장 타락하여 결국 자본주의 사회보다도 더 폐쇄적으로 변하고 썩어버렸다. 저자는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명확하지 않던 태곳적 원시시대에 대한 막연한 낭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미국 대통령의 요구에 대한 추장의 답변을 마치 사이다 발언인 것처럼 묘사하였는데, 미국 원시인들이 유럽에서 건너온 백인 개척자들에게 패배한 이유는 총,균,쇠의 발달이 더뎠기 때문이며, 그 기반에는 자본주의, 화폐, 토지 소유권과 같은 추상적 개념을 미처 발달시키지 못했다는 치명적 패인이 있다. 미국 대통령이 추장의 말을 듣고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아 내가 어머니 자연에게 정말 몹쓸 짓을 하였군. 지금부터 모든 토지 소유 개념을 철폐한다. 원시 자연으로 돌아가라” 라고 했을까. “자신이 소유하지 않고 있다고? 그렇다면 주인이 없는 땅이니 내가 소유하겠다.”가 자연스러운 답변이지 않았을까. 어느 쪽이었든 결과는 현재 미국 사회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미국의 식민 지배나 원주민에 대한 처우가 정당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전 시대에 대한 막연한 동경, 향수로 그들에게 토지 소유권이라는 개념이 미약하거나 없었다는 사실을 미화하여 자본주의 사회의 토지소유권 개념보다 원주민들의 개념이 더 옳거나 우월하다 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2021 지금 쓰는 이 글은 결과를 알고 있으므로 결과론적인 이야기를 하겠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규제의 역설’의 주장처럼, 사회적 차원의 정책이나 운동에 대한 평가는 결과론적일 수 밖에 없다.
자본주의적 소유권을 부정하고 토지에 관해서는 공공성, 사회성 등을 강조하며 개인의 이기심을 배척하고 규제 일변도에 투기를 잡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박살이 났다.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던 노무현 정권 시기와 문재인 정권 시기가, 필자가 비판하는 이명박 정권 시기보다 부동산 가격이 훨씬 급격히 폭등했다. 그렇다면 그들과 저자가 품은 토지 소유권에 대한 독특한 생각이 옳지 않거나, 옳더라도 실제 정책을 통해 시장에 반영될 때는 왜곡되어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앞선 사례들에서 귀결되는 결론이다.
유현준, 김경민 등 유튜브에서 주워들은 부동산 관련 시사 및 분석이 많다. 누가 100% 맞고 누가 100% 틀렸다 할 수는 없다. 위의 인물들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나의 견해는 내가 처한 상황, 봐온 상황, 봐온 인물들의 견해를 종합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저자의 의견대로 부동산 문제는 한국 사회를 대변하는 문제임에 분명하다. 부동산 소유가 이른바 한국 사회의 계급처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기준으로 꽤 잘 적용되기 때문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 중 토지 국유화 부분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시할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최근 LH 사건도 있었으므로. 하지만 주거 극빈층에 대한 시선, 부동산 문제와 깊이 연계되어 있는 부의 불평등 현황에는 확실히 동의한다. 빈곤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은 그대로 진행하면서, 기회가 된다면 자신의 집을 소유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서는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대안이 토지 국유화일 것이라는 저자의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저자의 분류를 따르자면, 부동산 계급 중 5 6계급에 대한 공공임대 주택 제공에 동의한다. 이를 통해 그들의 주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최상위 계급을 제외하고 자신의 집을 마련하려는 2 3 4 계급에 대해서는 저자의 부동산 소유권에 대한 시선과 공공임대주택 / 토지 국유화라는 정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최근 문재인 정부처럼 역효과를 불러오고 서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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