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놀이 행사가 끝나고, 공지에 적혀있던 뒷풀이 장소로 모두들 모인다. 운동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는 행사인 것이다. 하지만 그는 조금 더 뛰고 싶었다. 운동이 중간에 끊긴 감이 없지 않다. 아예 하루 운동을 대체할 정도로 뛸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 회사의 공놀이 행사에서는 그 정도까지 운동을 하지는 않는 듯싶다.
뒷풀이 식사가 시작되고, 공놀이 후 샤워를 한 인원들도 계속해서 합류한다. 팀장이나 임원급이 잔을 들 때마다, 모두들 흥겹게 건배를 한다. 공놀이 정예팀 인원들, 또 실력이 좋은 인원들은 특별히 술잔을 받고 들이킨다. 그는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느라 정신이 없다.
그때, 그는 발견한다. 모두가 식사하고 시끌시끌한 때에, 이러한 분위기에 스며들지 못하고 있는 듯한 이가 보인다. 직원은, 손에 무언가를 들고서는 불안정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뭔가를 계속해서 경계하는 듯 불안한 모습. 보고 있는 그마저도 불편함이 느껴질 정도다. 뭐 마려운 강아지를 연상시킨다고나 할까.
그 : 안녕하세요! 앉으세요!
직원 : 아 네 안녕하세요. 아니에요.
그 : 뭐 찾으시나요?
직원 : ...
그 : (??) 들고 계신 거 저한테 주세요. 제가 여기 옆에다가 놓을게요.
직원 : 아... 이거를...?
그 : (???)
직원은 그에게 짐을 넘기지 않는다. 그도 더 이상 말을 걸지 않는다. 뭔가 느낌이 이상하긴 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시 음식과 술에 집중하는 그다.
모두들 시끌시끌한 와중에도, 그는 목격하고야 만다. 직원은, 자신이 들고 있던 짐을 놓을 만한 곳을 주의 깊게 살핀다. 혹여나 짐이 어디에 부딪히지는 않을까. 손과 팔을 움직였다가, 들고 있던 짐이 의자 등받이에 걸리지는 않을까. 이 짐과 접촉하는 것은 오로지 공기와 손뿐이어야 한다는 느낌. 식당 의자 한 곳에 놓을 자리를 마련하고 나서야, 비로소 짐이 내려놓아진다. 천천히, 아주 살포시. 대하는 모습을 보면, 조심스럽기도 하고 경건하기도 하고 헷갈린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아주 소중한 짐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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