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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준비

23 - 지급명령 1 (옛날 사람이 들어왔어) 그는 이제 갓 내용증명 업무에 발을 담갔다. 제대로 업무에 참여를 하고자 한다면, 고객사로부터 수금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를 알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알기 위해서는 결국 계약서에 어떻게 적혀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때의 그는 그런 것을 몰랐다. 아니, 아예 그런 게 있는지조차 몰랐다. 그저 시키는대로, 과장이 전달해 준 내용증명을 우체국에 전달하기만 했을 뿐이다. 말 그대로 업무에 발만 담가놓은 신입이다. 어느 날, 사업지원팀이 또다시 시끌시끌하다. 이때는 주로 채권 문제로 시끌시끌할 때가 많았다. S 팀장 : 아직도 수금 안 됐어? T 과장 : 네. 내용증명 보낸 이후로도 입금 확인이 안 됩니다. S 팀장: 거봐. 여기 서비스 그때 끊었지? 언제 끊었지? T 과장 : 0월 말일에 끊었습니다. S 팀장 .. 더보기
22 - 현장직 관리 (중간 동네북) *그룹웨어 : 회사에서 업무를 위해 사용하는 시스템. 경영학 수업에서 그토록 예찬하던 ERP(Enterprise Resource Plan / 전사 자원 계획), MIS(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 경영 정보 시스템)의 일종이거나 통합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경영학과 졸업생인 그는 수업 시간에 이러한 용어들을 많이 들었지만, 정확한 의미나 차이가 명료하게 그려지지 않았다. 각 회사가 업무 때 쓰는, 회사용 프로그램이라고 해석하기로 생각한 그다. 약 한 달이 지나갈 무렵, 옆자리 U 과장이 그에게 말한다. U 과장 : 얼굴아 그 : 네! U 과장 : 너도 이제 들어온 지 한 달이 됐으니, 일을 해야겠지? 그 : 네! U 과장 : (그의 자리에 의자를 끌고 와 앉고는) 그룹웨어 .. 더보기
21 - 인원 현황 관리 조직도, 말 그대로 조직을 그려놓은 그림이다. 회사에서 그림(보고)을 그리기 위해서는 내용(숫자)이 필요하다. 회사에서는 숫자를 가지고 보고를 한다. 즉, 숫자를 내용으로 하는 그림을 그려 보고를 하는 것이다. 최종 보고(그림)는 PPT로 하더라도, 내용인 숫자는 PPT로 관리하지 않는다. 숫자를 관리하는 양식은, 한국 직장인들에게 유명하고도 악명 높은 '엑셀' 파일이다. 그의 회사에서는 엑셀의 또다른 버전인 '구글 스프레드시트'도 함께 사용한다. S 팀장 : 얼굴아, 이거 내가 예전에 관리하던 인원 현황 시트인데, 이제 너가 도맡아서 관리해. 그 : 네! S 팀장 : 권한 받았니? 그 : 네, 받았습니다! 팀장이 그에게 전달해 준 스프레드시트에는 IT 사업부의 재직/퇴직 현황이 빼곡히 기입되어 있다. .. 더보기
20 - 조직도 (근무 형태, 인원 현황) 조직도 관리, 팀에서 그에게 인사총무 업무를 맡기겠다고 공언한 이후 처음 넘겨받은 업무다. S 팀장 : 우리 조직도 지금 누가 관리하고 있지? W 씨가 하고 있나? T 과장 : 네, W 씨가 지금 하고 있습니다. S 팀장 : W 씨, 얼굴 사원에게 지금 있는 조직도 파일 넘겨줘요. W 사원 : 네 W 사원 : (그에게) 조직도 파일 전달드렸어요 그 : (무엇을 어찌해야할지) 아, 네. S 팀장 : 앞으로 얼굴이가 매월 조직도 업데이트하도록 해. 우리 사업부 조직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도 잘 보도록 하고. 그 : 알겠습니다! 넘겨받은 조직도는, 피라미드 형식으로 위에서부터 아래로 팀과 직원들의 이름들이 끝없이 나열되어 있다. 그가 속한 IT 사업부의 인원은 100명을 훌쩍 넘는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더보기
19 - 인사총무 먼저 주겠다 그가 IT 동기들과의 교육에서 분리되어 슬금슬금 눈치를 볼 즈음, S 팀장은 그에게 팀원들의 R&R을 파악하라고 지시한다. 언제나 느끼는 부분이지만, 한국은 이상하리만치 영어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런 영어 집착은, 회사 생활에서 특히 심한 듯하다. 찾아보니 R&R은 Role & Responsibility. 그러니까 누가 어떤 일을 하고 어디까지 책임을 지는지 알아보라는 것이다. 그는 아직 어색한 엑셀이라는 툴을 열어, 칸칸이 나뉜 도화지에 선을 하나씩 그리듯 한다. 이런 식으로 하면 되겠지. 팀장에게서 대강의 청사진은 받았다. 사업지원팀의 업무는 대부분 위의 관리팀과 연계된 업무들이 많다. 어떤 관리팀의 무슨 업무를, 사업지원팀에서는 현재 누가 담당하고 있는지 보게 하라는 것. 팀 상사들이 .. 더보기
18 - 정글 RI, 튜닝 (U 과장 어록) 말이 없는 편이어서인지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인지, 그는 초창기 U 과장의 발언을 많이 기억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을 두 가지 고르자면, 정글과 튜닝(디자인) 관련 발언이다. 1) 정글 RI S 팀장의 지시로 모르는 용어를 제출하던 와중, 'RI'라는 용어 관련 일화다. 그가 RI를 모르는 용어로 제출하자, 팀장은 U 과장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그 : 과장님 U 과장 : 왜 그 : RI에 대해 알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U 과장 : (의자를 돌리더니 아예 그를 향해 앉고, A4 뭉치에 만년필로 글씨를 쓰며 설명한다) RI가 뭐야. 그 : 팀장님이랑 과장님들 말씀하실 때 RI를 어떻게 해야한다고 말씀하시는 걸 들어서요. 혹시, 잘은 모르지만 '리인벤트'가 RI가 아닐까 싶습니다. U 과장 : 리인벤트..... 더보기
17 - 내용증명 2 (U 과장) 그는 이후에도 U 과장과 여러 차례 내용증명을 송부하러 우체국으로 향했다. 그가 파악한 U 과장은, 말을 걸기가 상당히 힘든 타입이다.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할 때까지, U 과장이 입을 여는 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점심시간에 밥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법도 한데, U 과장은 핸드폰만 보며 말이 없다. 분위기가 날카롭지는 않았으나, 혼자만의 기운을 방해하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풍기는 이가 바로 U 과장이다. 그런 U 과장이 유일하게 이야기를 할 때가 몇몇 있었으니, 바로 그에게 인수인계를 할 때다. 같이 일을 해야하고, 그러려면 일을 가르쳐야 하니, 좋든 싫든 그와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평소에는 말을 걸기 껄끄럽지만, 막상 대화를 할 때마다 그는 U 과장이 상당히 세심하.. 더보기
16 - 내용증명 1 유튜브로 엑셀 강의를 보던 어느 날, 사업지원팀이 시끌시끌하다. 마냥 무시할 수 없어 그도 이어폰을 빼고 들어보니, 어느 고객사가 정해진 수금일자를 몇 번이나 어겼다는 내용이다. 고객사의 사명에는 하얗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돈을 내지 않는다니 이름과 정반대로 까만 녀석들이라고 생각하는 그다. S 팀장 : 하얀 녀석들 수금 됐어? T 과장 : 아직 안 됐습니다. S 팀장 : 원래 상환일자가 언제야? T 과장 : 원래는 2달 전에 줬어야 했는데, 상환기일 미뤄달라고 해놓고 이번에 또 안 넣어줬어요. S 팀장 : 담당 영업 누구야? T 과장 : ㅁ 대리입니다. S 팀장 : ㅁ아! ㅁ 대리 : (저 멀리서) 네! ㅁ 대리가 저 멀리서 달려온다. 하얀 고객사의 영업 담당자인가 보다. S 팀장 : ㅁ아. 얘네 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