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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준비

15 - 회계 계정과목, 전표 (효율적으로 일합시다) IT 동기들이 무슨무슨 '실습' 교육으로 넘어간다는 이야기가 들릴 즈음, 그는 자신이 이제 교육에서 슬금슬금 빠질 것이리란 것을 눈치챈다. 상관없다. 그는 원래 이론보다는 실용적인 것을 동경하는 편이다. 계속해서 교육만 듣고 이론만 파는 것보다는, 일단 투입되어 부딪히며 배우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는 그다. 때마침 T 과장이 그에게, 새로운 자료를 하나 보내준다. 당장 무엇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실무에 많이 쓰이는 용어와 개념이니, 미리미리 숙지해두라는 것이다. 파일은 두 개로, '회계 교육(계정과목 설명)'과 '전표 작성 교육'이다. 회계, 약 10년 전 전공기초 때 들은 이후로는 기억에 없는 과목이다. 애써 부정해왔지만, 그는 사실 회계를 기피해왔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피하고자 애썼는데,.. 더보기
14 - IT 동기 (두 번째 괴리감) 교육 이외에도, 그는 IT 동기들과 이야기를 할 때 괴리를 느끼곤 했다. 물론 이 같은 괴리감은, 동기들과 친해질수록 옅어졌다. 서로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면서 조금씩 적응을 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그에게는 입사 초기 IT 동기들과 나눴던 이야기와 그 인상이 강하게 남아 있다.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때에는 이야기할 것이 많지 않으므로, 대화 주제가 일이나 그동안 공부해 온 전공에 한정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는 나름 잡지식이 많으며, 문과와 이과를 나누지 않고 친하게 지내왔다고 자부하는 편이다. 그랬던 그조차도, IT 동기들에게서는 심각할 정도의 괴리감을 느꼈다. 객관적인 감상이랄 수는 없지만, 그가 느낀 바는 그랬다. 1) 구직 경험 그 : 혹시, 여기가 처음 회사세요? 동기 1 : 아뇨, 전 이직했.. 더보기
13 - 신입사원 IT 교육 (첫 번째 괴리감) 오전에는 신문 기사를 올리고, 오후에는 S 팀장이 지목한 인원들에게 찾아가 모르는 용어를 묻고 다닌다. 하지만 이런 업무들은 그의 하루 중 극히 소수에 해당하는 시간이었다. 이외 대다수의 시간은 신입사원 교육, 이른바 IT 교육을 듣는 데에 할당되었다. 그의 동기들은 모두 'IT 기술팀'이었다. 그는 동기들과 함께 교육을 들었으며 교육의 비중은 오프라인 30%/온라인 70% 였다. 즉, 교육 중 대부분의 시간이 이전에 녹화해 둔 '동영상 교육 자료'다. 그는 출근하면 하루 종일 교육 영상을 틀어놓고 들여다본다. 오프라인 교육 영상들의 시간을 모두 합치면 대략 30시간 정도 될 것이다. 그의 입장에서는 편하면서도 불안한 것이, 이러한 신입사원 교육에 대한 피드백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그는 기술팀.. 더보기
12 - 팀장 지시 2 (모르는 용어) 신문 기사 공유 외에도, S 팀장은 그에게 한 가지 지시를 더 내린다. 이른바 '모르는 용어' 지시다. S 팀장 : 얼굴아, 이리 와봐 그 : 네! S 팀장 : 너가 이제 아침마다 기사도 올리고, 일도 배우고 있잖아. 그 : (일을 배우고 있진 않다) 네 S 팀장 : 기사도 그렇고, 일을 할 때마다, 너가 모르는 용어들이 나올 거란 말야. 나도 원래는 위층 관리 부서에 있다가 사업부 내려왔거든. 처음 왔을 때 뭐가 뭔지 하나도 몰랐어 그 : 네 S 팀장 : 그럴 때마다 나는 그냥 무작정 찾아가서 물어봤어. 영업이든 기술이든 찾아가서, 이게 뭔지, 이게 무슨 말인지. 점심도 같이 먹고, 점심 먹고 나면 커피도 한잔 같이 마시고. 또 저녁에는 같이 술 한잔 하면서. 클라우드팀? 클라우드가 뭔지, 너네는 도대.. 더보기
11 - 팀장 지시 1 (신문, 구글 알리미) 하릴없이 신입사원 온라인 교육 영상을 보고 있는 그, 팀장이 그를 부른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던 그는 즉시 대답한다. S 팀장 : 얼굴아, 일로 와봐 그 : 네! (의자를 가져가 앉는다) S 팀장 : 너가 이제 우리 사업부에 합류했잖아. 그 : 네. S 팀장 : 너도 이제 IT업계, 경제 전반적으로 돌아가는 것도 알아야 하니까. 그 : (긴장한다) S 팀장 : 회사 건물 들어올 때 1층에 보면, 우편함 있어. 거기 우리 IT사업부로 오는 신문들이 있거든. 우리 쪽 우편함이 두 개였는데, 이름이 뭐였더라... 사업지원팀이랑, 플랫폼팀인가? 아무튼 그래. 가서 보고, 우편함들에 있는 신문을 매일 아침마다 너가 가져와서 읽어. 그리고 이건 좀 중요하다 싶은 거 있으면, 우리 단체 메신저방에 신문 기사 공유해.. 더보기
10 - 잡플X닛 평점 조작? 어느 날 오전 10시쯤, S 팀장이 그를 부른다. 팀장에게 연이어 교육을 들은 그는, 팀장에 대한 이미지가 아주 좋으며 충성도가 높은 상태다. 팀장은 2주가 지났을 즈음부터 그에게 말을 놓았다. 그는 이에 대해 전혀 거부감이 없으며,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S 팀장 : 얼굴아, 잠깐 와봐 그 : 네! (팀장 자리 옆으로 가서, 동그란 의자를 끌어와 앉는다) S 팀장 : 얼굴아 너, 잡플X닛 아이디 있니. 그 : 네, 있습니다. S 팀장 : 여기 보면, 우리 회사가 지금 별점이 X.X 점이잖아 그 : (팀장의 모니터를 함께 보며) 네. 그가 다니는 회사의 평점은 X.X점이다. 높으면 높았지, 절대 낮은 평점은 아니다. 하지만 가끔씩, 회사에 대해 애정어린 조언인지 독설인지 분간하기 힘든 리뷰가 몇몇 눈에 띈.. 더보기
9 - 소독 (첫 임무) 입사한 지 2주차, 그는 여전히 신입사원 교육 영상만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교육인지, 방치인지, 아니면 군대식의 이른바 '2주 대기(처음 들어온 이등병을, 2주 동안은 절대 갈구거나 건드리지 못하도록 지시하는 조치)'인지 헷갈린다. 어느날 T 과장이 그를 부른다. T 과장 : 얼굴 씨, 바빠요? 그 : 안녕하십니까! 아닙니다! (바쁠 리가 없다) T 과장 : 그렇군요. 잠깐 와볼래요? 그 : 네! T 과장을 따라간다. T 과장은 자리도 S 팀장과 가장 가깝고, 실무를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잔뜩 긴장하여 따라간다. T 과장이 그를 데려간 곳은 다름 아닌 화장실이다. T 과장 : 아, 별로 어려운 건 아니고요. 알겠지만, 요즘 전염병 때문에 안전팀에서 지침이 있어서요. 원래는 제가.. 더보기
8 - 배탈 (쭈꾸미) 그가 출근을 시작한 첫째주 금요일, 연인과 약속을 잡는다.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연인이 직장 앞까지 오겠다고 한다. 오랜 준비 기간 끝에 드디어 성공한 취업, 처음 맞이하는 금요일, 직장 앞으로 오겠다는 연인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다. 1주차 신입사원인 그는, 열정이 너무 과하다.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의 미래가 한없이 밝게만 보인다. 이 회사에서 모든 것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경험도, 실력도, 인맥도, 돈도, 자기계발도, 그리고 건강까지도.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이룰 수 있을 거란 느낌이다. 다른 사람들은 못한다 해도, 그 자신은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허황된 욕심이 꽤 많은 편이다. 연인을 보기로 한 금요일, 아침 출근길부터 그는 사무실까지 계단을 오른다. 하체 강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