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모여서 생활하다 보면, 여러 잡음이 생긴다. 같은 한국인이라 하더라도, 생전 처음 보는 20살 넘은 성인들이 갑자기 한 집에서 모여 살면 갈등이 생긴다. 쉐어하우스 내에서도, 특히 마스터와 세입자 관계는 좋은 사이가 되는 것이 쉽지 않다.
마스터는, 세입자로부터 방세를 받는 사람이다. 쉐어하우스를 소유한 집주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집을 소유하지 않은 마스터는, 집을 임대해서 세입자들에게 재임대를 주는 경우다. 그가 충돌한 마스터들은 대부분 집을 소유하지 않고 재임대를 주는 마스터들이다.
낯선 사람과 집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내키지 않는 일이다. 물론, 젊은 20대 워홀러들이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 세를 주는 마스터도 존재한다. 호주에 안정적으로 정착했고, 돈도 많이 벌고, 남는 집이 있어서 굳이 돈이 아니라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자 임대를 주는 마스터도 있다. 이런 마스터를 만나면 간섭도 적고, 편하게 생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마스터는 극소수다.
대부분의 마스터들, 특히 집을 소유하지 않고 재임대를 하는 마스터들은 금전적 이유 때문에 세를 준다. 이런 마스터들은 주로 학생 비자나 영주권자이며, 커플인 경우가 많다. 그들은 호주에 정착할 계획을 갖고 있고, 함께 미래를 계획하며 큰 집에서 살고 싶다. 문제는 돈이다. 호주 영주권을 취득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든다. 영주권을 취득하려고 시도하는 이나, 갓 영주권을 취득한 이는 모아놓은 돈이 적은 상태다. 모아놓은 돈은 적은 상태에서, 크고 편안한 집에서 생활하려면 세를 주면서 집세를 나누어 내는 방법밖에 없다.
바로 이 부분에서 갈등이 시작된다. 집을 보유하지 않고 재임대를 주는 마스터들이 세를 주는 이유는 집세를 경감하기 위해서다. 즉, 제1목적은 돈이다. 그런데 돈을 모으거나 아낄 수 없다면, 세입자들로 인해 물세나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면, 집이 손상되거나 물건들이 파손되어서 수리비가 든다면? 용납할 수 없다. 돈 때문에 불편함을 참아가면서 함께 생활하는 것이다. 오히려 지출이 늘어난다면 세입자를 들일 이유가 없다. 지출을 줄여야 한다. 돈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누구나 이기적으로 변한다. 마스터가 자신의 돈을 들이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세입자에게서 맡아 둔 보증금에서 차감하면 된다. 악독 마스터의 경우 상황과 지위를 이용해 보증금을 떼먹기도 한다.
마스터들은 나름의 목적을 갖고, 상황에 따라 이기적인 모습도 보인다. 그렇다면 세입자들(대부분 워홀러)은 어떨까. 마스터가 항상 악하고 세입자는 항상 선할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세입자들, 특히 워홀러들은 1년~2년 있다가 돌아갈 사람들이다. 세입자들은 본인들의 재산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집을 깨끗하게 쓸 이유가 없다. 마스터가 같이 살지 않는 집은, 편하긴 하지만 아무도 청소를 하지 않아 더러워지기 일쑤다. 악덕 세입자도 존재한다. 집이나 가구를 파손하고, 아무 말 없이 도망가는 경우다. 보증금은 대부분 2주 치 방세이니 300~500불 정도다. 만일 파손한 물건이 보증금 액수를 넘는 가치를 지닌다 싶으면, 아무 말 없이 짐 싸서 도망가버리는 워홀러들이 실제로 존재한다. 호주 한인 웹사이트에는, 쉐어하우스의 벽이나 침대를 파손하고 도망간 워홀러의 신상을 공개하며 수배하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이처럼, 세입자와 마스터 관계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충돌하여 복잡한 양상을 띤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의에 기반하여 예의 바르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지만, 예외도 분명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들로 인해, 마스터와 세입자는 애초에 친해지기가 힘든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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