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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호주

115 - 한계 그는 조쉬와 함께 돌아다니는 Rooftop 일이 마음에 든다. 드릴로 구멍을 뚫고, 나사를 박고, 망치로 못질을 하고, 장도리로 오래된 못을 빼내는 것과 같은 조그마한 일들이 너무나도 재미있다. 작은 일도 하나하나가 모두 남자다운 일로 느껴진다. 못을 하나 빼내거나 박을 때마다, 그의 손기술이 향상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익숙해지거나 배우는 데까지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조쉬는 그에게 그리 많은 시간을 주지 않았다. 어느 날, 그는 아래에서 자재를 들어 옮기고 있었다. 건물 저편에서 지붕 자재를 들고 달려오다가 2층의 조쉬에게 던지듯이 토스해야 한다. 꽤나 익숙해졌다고 생각한 순간 사고가 터진다. 자재를 꽉 잡고 있던 손에서 자재가 빠져나가면서, 날카로운 단면이 그의 손가락을.. 더보기
114 - 건설현장 영어 그와 조쉬가 일하는 현장들은 멜버른 도심에서 벗어난 외곽 지역이다. 조쉬는 물론, 조쉬와 알고 지내는 다른 건설 노동자들도 대부분 호주인들이다. 호주에서 나고 자란 로컬들인 셈이다. 그와 이야기할 때는 그리 심하지 않았지만, 조쉬가 다른 건설 노동자들과 이야기할 때는 호주식 악센트와 발음이 강해진다. 거칠고 강한 남성들이 대부분이니, 그가 이전에는 듣지 못했던 새로운 악센트가 난무한다. 그가 일하면서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같은 영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차이가 클 때가 많다. 그는 미국식 영어에 익숙하고, 영국식 영어도 약간은 들어봤다. 미국식 영어는 익숙하게 들리긴 하지만 발음이 이어지고 빨라서 알아듣기 힘들고, 영국식 영어는 딱딱 끊겨서 자연스럽게 들리진 않아도 오히려 알아듣기 쉽다. 하지만 알아듣기.. 더보기
113 - Construction Workers 그와 조쉬는 많은 현장을 돌아다닌다. 작업이 끝날 때까지는 같은 현장에서 며칠을 걸쳐 일해야 한다. 또한 몇몇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보이는 얼굴들이 있다. 조쉬와 함께 일을 해본 경험이 있고, 이미 안면이 튼 인물들인 듯하다. 주로 목공이나 타일을 하는 노동자들이다. 건설현장 일은 아침 일찍 시작해서 해가 지기 전에 마무리한다. 아침을 먹고 출근해서 일을 하다가, 점심시간이 되면 노동자들은 끼리끼리 모여서 점심을 먹는다. 그, 조쉬, 같이 자재를 나르는 이, 조쉬와 친분이 있는 목공이나 타일을 하는 이들 등 주로 대여섯 명이 모여서 점심을 먹는다. 그를 제외하곤 대부분 백인이다. 메뉴는 다양하다. 그는 혼자서 자동차 여행을 할 때의 경험을 살려, 락앤락에 파스타나 볶음밥을 싸서 온다. 조쉬는 보디빌더 출신.. 더보기
112 - 공구, 자재 운반 그의 공구 벨트에는 조쉬가 준 공구들이 가득하다. 조쉬는 공구가 많아서, 자신이 주로 쓰는 공구 이외의 여분을 그에게 주었다. 슬레이트 지붕 작업, 빗물받이 작업에 필요한 공구는 크게 3가지다. 망치 / 무선 드릴 / 금속 절단용 가위 / 빗물받이를 고정하는 공구 망치 : 주로 철거할 때 사용하며, 나사를 박을 때 및 빗물받이와 슬레이트 지붕 위치를 조정할 때도 쓴다. 무선 드릴 : 슬레이트 지붕, 빗물받이에 구멍을 뚫을 때 사용한다. 금속 절단용 가위 : 가장 많이 쓰는 공구로, 슬레이트 지붕이나 빗물받이 철판을 자를 때 사용한다. 빗물받이 고정 공구 : 빗물받이 철판을 이리저리 잘라서 겹치게 만든 뒤, 고정하는 공구다. 망치와 무선 드릴은 이상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공구다. 나머지 둘이 비교적 생소.. 더보기
111 - 조쉬 조쉬는 고용주이면서 동시에 Worker다. 조쉬는 자신의 일을 빠르게 할 심산으로, 그를 보조로 고용했다. 조쉬는 호주인이며 약 30대 중후반의 백인으로, 상당한 미남형이다. 곱상한 미남이 아니라, 남자답게 생긴 미남형이다. 울버린 역할의 휴 잭맨과 느낌이 약간 비슷하다. 키는 크지 않지만 팔과 다리가 상당히 두껍고 전신의 근육이 상당히 발달해 있다. 성격도 쿨하다. 조쉬는 자신감 넘치는 남성이다. 조쉬는 항상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일을 했는데, 전완근은 뽀빠이를 연상시키고 장딴지는 이만기를 연상시킨다. 그가 일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조쉬는 이전에 보디빌더였다고 한다. 조쉬는 보디빌더를 하기 위해, 몸을 상당히 키웠다고 한다. 현재의 모습은 보디빌더 현역 때보다 훨씬 몸집이 줄어든 상태라고 한다... 더보기
110 - Rooftop Worker Rooftop Worker 첫날, 고용주는 그에게 공구 벨트와 망치를 하나 준다. 그의 건설 노동자 복장을 완성시키는 화룡점정이다! 그와 고용주는 공구 벨트에 망치를 차고, 작업화롤 신고 함께 일을 한다. Rooftop Worker 고용주의 이름은 조쉬다. 그는 전날 저녁이나 아침에 문자로 통보받은 주소로 출근해서, 조쉬의 일을 돕는다. 조쉬가 하는 주된 일은 슬레이트 지붕 철거, 설치, 빗물받이 작업이다. 슬레이트 지붕은 지나다니면서 많이 본 지붕 마감재다. 구불구불하게 휘어진 철판으로, 한국에서는 오래된 집들의 지붕에서 많이 보인다. 얼핏 보면, 컨테이너 박스의 벽면과도 유사해 보인다. 호주에서도, 개인주택 지붕들의 주된 마감은 슬레이트 지붕이나 기와다. 건설현장 노동자들은 기와를 Tile이라고 부른.. 더보기
109 - 장비 구입 어엿한 Construction Worker가 되었으니, 장비를 구입해야 한다. 면접을 보면서, 그는 고용주의 복장을 유심히 관찰했다. 호주는 안전, 위생 관련해서 상당히 민감하다. 너무 과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민감할 때가 있다. 그래서 도심에서 일하는 건설현장 노동자들은 하나같이 안전모와 형광 조끼를 착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고용주는 다르다. 고용주는, 회사에 속해 있지 않은 프리랜서다. 고용주는 주로 도심 외곽에서 일한다. 도심 외곽의 현장들은 정부의 지침과 관리감독이 덜하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그는 형광 조끼를 구입한다. 그리고 그가 그리도 꿈꾸던, 작업화를 찾아 나선다. 그는 건설현장 노동자들의 복장을 동경한다. 그중에서도, 작업화가 가장 멋있다. 건설현장 노동자들은 특수한 조치가 된 안전.. 더보기
108 - Construction Worker 면접 그는 밤에는 쉐어메이트들과 놀고, 낮에는 구직 활동을 한다. 멜버른 구직 활동도, 브리즈번에서 했던 것과 비슷하다. 다른 점은 딱 하나, 브리즈번에서처럼 직접 상점에 들어가 이력서를 주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그는 브리즈번에서 100곳이 넘는 상점에 방문해서 이력서를 뿌렸지만, 연락이 온 것은 100곳 중 4곳뿐이다. 이력서 방문 판매는 성공 확률이 4%밖에 안 되는 것이다. 성공 확률이 낮은 것도 있지만, 더 이상 힘들게 방문해가면서 이력서를 넣을 필요가 없다. 그의 이력서에는 이미 호주에서의 경력이 화려하게 적혀 있다. 그가 검트리를 통해 이력서를 보내면, 대부분의 식당에서 전화가 오고 트라이얼 날짜를 잡는다. 하지만 그는 식당 일보다 다른 일을 하고 싶다. 식당일은 이미 브리즈번에서 많이 했다.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