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 작별, 지역 이동
일을 그만두었지만, 그는 쉬면서 시간을 보낼 생각은 없다. 일을 그만둔 날로부터 3일 뒤를 출발 날짜로 잡는다. 3일 뒤면 그와 브리즈번은 영영 작별이다. 막상 떠나려고 하니, 준비할 것이 많다. 호주 지도를 보며 경로를 설정하고, 비상식량과 짐들을 캠리에 차곡차곡 싣는다. 그는 브리즈번에서 출발해서, 해변을 따라 남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왕 지나는 김에, 도중에 있는 유명 관광지는 모두 들를 예정이다. 골드코스트, 바이런베이, 콥스 하버가 유명하다고 한다. 계속해서 남쪽으로 가면 시드니가 나온다. 시드니에서 정착을 시도해보고, 여차하면 더 남쪽의 멜버른으로 가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여행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그는 자동차 여행이 처음이므로, 만반의 준비를 한다. 차에서 자야 하는 경우도 생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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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 폭식
워킹 시절의 그는 병적이다 싶을 정도로 돈을 아꼈다. 헝그리 잭스에서 햄버거를 먹고 나면, 항상 너무 아쉽다. 하나만 더 먹을까, 저거 하나만 더 먹을까, 수없이 고민하지만 행동으로 옮기진 않는다. 그렇게 참고 참다가, 결국 억눌렸던 스트레스가 폭발한다. 공장일이 끝났는데 배가 고프다. 청소잡 시작 전에 잠시 버거킹에 들른다. 드라이브 스루 입구 즈음에 서서 메뉴판을 본다. 5분, 10분, 그는 헝그리 잭스에 갈 때마다 메뉴판을 계속 훑는다.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고, 다 먹고 싶다. 그래도 그가 먹을 것은 정해져 있다. 20불짜리 커다란 햄버거를 정말 좋아하지만, 돈을 낼 때는 아깝다고 생각하는 그다. 그렇게 평소처럼 계속 메뉴판을 본다. 그런데, 기분이 이상하다. 그는 갑자기 화가 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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