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호주 썸네일형 리스트형 243 - 맨발의 청춘, 아침 식사 그는 케언즈에서 보내는 마지막 한 달 동안,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한다. 바로 자연인 흉내내기다. 호주인들, 특히 호주인 남성들 중에는 신발을 신고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어찌 보면 우스꽝스럽지만, 그는 이러한 모습이 자연친화적이고 나름 멋있다고 생각한다. 남은 비자는 한 달이고, 하는 일도 없고, 눈치 볼 사람도 없으니 그는 신발을 신지 않고 자연인 흉내를 낸다. 해변가를 산책할 때나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신발을 잠시 벗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케언즈는 해변가에 위치한 조그만 도시이므로, 일반 관광객 중에서도 맨발로 다니는 이들이 있다. 그는 자신이 진정한 로컬이자 자연인이 된 것이라 생각하며 점점 신발을 안 신고 다닌다. 다행히도, 케언즈의 도로와 바닥에는 깨진 유리 조각 같은 것이 거의.. 더보기 242 - Scuba Diving 그가 없는 돈을 쥐어짠 일정 중에는 Scuba Diving도 있다. 가장 많은 돈이 들었지만, 그가 가장 다녀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스쿠버 다이빙이다. 그와 두 한국인 워홀러가 케언즈 곳곳을 누비던 와중에, 스쿠버 다이빙을 갔다 오자는 말이 나온다. 스쿠버 다이빙은 배를 타고 먼바다로 나가야 하고, 장비를 대여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 그는 점점 바닥을 보이는 통장 잔고가 눈에 밟히지만, 스쿠버 다이빙을 놓칠 수는 없다. 그가 스쿠버 다이빙에 특별한 취미가 있어서가 아니다. 스쿠버 다이빙을 하고자 마음먹은 이유는, 케언즈가 Great Barrier Reef(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 가깝기 때문에 해당 장소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호주 북동부.. 더보기 241 - 한국인 친구들 아침 식사를 제공하고 보증금이 없긴 하지만, 백패커스의 하루 숙박비는 쉐어하우스에 비해 비싼 편이다. 그는 돈이 여유롭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 싼 값의 주거 시설을 찾아다닌다. 케언즈에서 지내는 한 달여 동안 그는 4곳의 숙소를 돌아다닌다. 물론, 단기간 잠시 지내다가 다시 백패커스로 돌아온다. 4곳의 숙소 중, 두 곳은 한인 쉐어하우스였다. 인구 밀도가 적은 케언즈의 특성상 주거 환경은 대도시에 비해 더 좋은데 방세는 오히려 싸다. 화창한 날씨, 소도시의 인심까지 더해져 그가 케언즈에서 만난 한인 쉐어하우스의 마스터들은 대부분 친절하다. 그는 한인 쉐어하우스 마스터에게, 비자가 얼마 남지 않았고 돈이 얼마 없으니 보증금을 감해줄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마스터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조건이 있.. 더보기 240 - ANZAC, 호주 역사 그가 혼자 지역 이동을 할 때, 가족 여행을 할 때, 특히 로드 트립을 할 때 가장 많이 보였던 문구가 ANZAC이다. 내륙 지역에 깔끔하게 꾸며놓은 잔디밭, 해안가에 탁 트인 곳의 어딘가에는 반드시 ANZAC이라는 단어가 조각된 기념탑이 있다. ANZAC, Australian & New Zealand Army Corps의 약자로, 호주-뉴질랜드 합동군이란 뜻이다. 하지만 ANZAC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호주군이라는 의미를 넘어, 호주 국민들의 국가 정체성과 애국심을 상징하는 단어로도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ANZAC day는 전쟁에 참여했던 군인들을 기리는 날임과 동시에 호주의 가장 대표적인 공휴일이다. 호주-뉴질랜드 합동군은 세계 1,2차 대전 모두 참전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호주는 참전 용사들을 .. 더보기 239 - 일본인 유학생들 사토루를 포함해서, 케언즈에는 일본인이 많다. 일본인 관광객도 많고, 일본인 워홀러도 많고, 일본인 유학생도 많다. 그는 케언즈에서, 일본에는 길거리에서 바베큐를 해 먹는 문화가 있음을 처음 알게 된다. 만화'짱구'에서도 벚꽃놀이 중 벚꽃 나무 아래에서 바베큐를 해 먹는 장면이 있다고 한다. 호주는 길거리 곳곳, 특히 공원 이곳저곳에 바베큐용 전기 그릴이 설치되어 있다. 소시지, 고기, 채소 등을 가져오면 무료로 그릴을 이용해 구워 먹을 수 있다. 그가 케언즈에서 공놀이장을 오갈 때, 이런 식으로 바베큐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바베큐를 즐기는 사람들 중에는 일본인도 많다. 사토루를 통해 일본 사람과의 대화법을 약간 터득한 그는, 괜히 심심할 때마다 바베큐를 하고 있는 일본인 무리에게 말을 걸곤 .. 더보기 238 - 삼총사 매일같이 공놀이를 하러 가니, 조금씩 눈에 익는 두 얼굴이 생긴다. 이들과 같은 팀을 맺고 경기를 한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손발이 잘 맞는다. 이때부터 그는 이 두 명과 삼총사가 된다. 둘은 같은 백패커스에서 지내고 있다고 한다. 한 명은 일본인, 다른 한 명은 백인이다. 삼총사의 손발이 잘 맞았던 이유는, 포지션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몸으로 부대끼며 치열하게 자리싸움을 벌인다. 일본인은 날씬하고 균형 잡힌 몸매에 드리블을 하는 감각이 탁월해서, 날카로운 돌파가 가능하다. 백인도 드리블을 꽤 하지만, 백인의 주특기는 슛이다. 그가 몸싸움을 맡고, 일본인이 볼 운반 및 돌파를, 백인은 슛을 담당한다. 다들 본국에서 공놀이를 꽤나 해본 솜씨다. 그냥 공을 보고 놀려고 처음 오는 사람이 많은 공놀이.. 더보기 237 - 공놀이 워홀러가 일을 하지 않으니 시간이 남아돈다. 시간이 남아도는데 돈은 없고, 가만있으면 세차장에서의 사고가 계속 떠오른다. 돈을 쓰지 않으면서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그는 처음에는 케언즈 해변가를 산책했다. 햇볕이 좋고, 산책하는 사람이나 조깅하는 사람이 꽤 있다. 그도 조깅하는 사람들을 따라서 뛰어본다. K-Mart에서 산 캔버스 같은 12불짜리 신발을 신고 뛰니 발이 불편하고, 그는 원래 조깅에 취미가 없다. 그는 조깅을 지루하고 힘든 운동으로 여긴다. 조깅은 그만두지만, 어쨌든 넘쳐나는 시간을 때워야 하니 해변을 따라 계속 걷는다. 케언즈는 작은 도시기 때문에 볼 것도 그리 많지 않다. 절박하리만치 시간 때울 것을 찾던 그의 눈에, 한 공놀이장이 보인다. 그는 사실 공놀이를 좋.. 더보기 236 - 워킹, 홀리데이 세차장 일을 그만둔다. 그는 자신의 실수가 계속해서 떠올라 마음이 좋지 않다. 세차 일을 하면서 비자 만료까지 버티려던 그의 소박한 희망이 물거품으로 변한다. 그는 세차를 그만두며, 워킹홀리데이 생활 초반에도 그랬지만 끝나는 순간까지도 자신의 계획대로 되게끔 놔두질 않는구나 생각한다. 케언즈는 원체 도시가 작아 상점도 많지 않다. 검트리를 통해 올라오는 공고를 보면, 케언즈 시내가 아니라 외곽 지역이다. 그는 차가 없고, 케언즈는 대중교통이 미비하니 외곽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공고가 적기도 하지만, 그의 비자도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고용주의 입장에서, 1달 뒤 비자가 만료되는 워홀러를 고용할 리가 만무하다. 세차장 일이 마지막 기회였다. 그는 이틀 정도 도서관에 가서 공고를 찾아.. 더보기 이전 1 2 3 4 5 ··· 3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