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호주 썸네일형 리스트형 187 - 이동 계획 그는 가족들이 떠났을 때부터, 지역 이동을 꿈꾸기 시작했다. 가족들이 떠나고 일주일도 안 되어 캠리까지 떠나보냈다. 그의 지역 이동을 제한했던 요소는 크게 두 가지, 캠리와 비자다. 열을 받아 김이 나는 캠리는 언제 멈춰버릴지 몰랐고, 얼마 남지 않은 비자 때문에 세컨 비자 관련해서도 결정을 내려야 했다. 캠리는 그의 마음을 읽은 것인지, 때마침 고속도로에서 연기를 내뿜으며 멈춰버려서 폐차했다. 심사숙고 끝에, 세컨 비자도 고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의 지역 이동을 제한했던 요소가 모두 사라진다. 그의 마음 한구석에 아직 걸리는 것이 하나 있다. 지역 이동 후에, 얼마 남지 않은 비자로 인해 일을 구하기 쉽지 않으리라는 점이다. 하지만 그는 긍정적이다. 정 안되면 일용직 한인잡이라고 하면 될 것이라 생.. 더보기 186 - Second Visa? 얼마 남지 않은 워킹홀리데이에 대해, 향후 계획을 확실히 해야 할 때가 왔다. 그의 비자는 반년도 채 남지 않았다. 세컨 비자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는 이때까지, 세컨 비자에 대한 결정을 미루고 있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 국가 간 청년들의 교류를 증진시키기 위한 비자다. 20대 청년들에게 일 / 여행 / 체류가 1년간 자유로이 허락되는 비자다. 비자 신청을 하고, 신체검사를 한다. 이후 비자가 승인되면 비자비를 내고 1년 만기의 워킹홀리데이 비자(417 Visa)를 발급받는다. 호주의 경우,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1년 더 연장할 수 있다. 이른바 Second Visa다. 세컨 비자를 받으면, 원래의 비자에 더해 2년까지 체류할 수 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처음 신청할 때는 자격 요건이 따.. 더보기 185 - 대중교통 여행 차가 없으니 건설현장 일은 나갈 수 없다. 그는 웨이터 일만 한다. 가족들이 떠난 여파가 아직 남아, 그는 이따금씩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다. 그래서 조금 무기력하지만, 저녁에 웨이터 일만 하면서 지낸다. 대중교통으로 레스토랑까지는 꽤 걸리지만, 달리 할 일이 없으니 상관없다. 몇 시간 더 일찍 나가고 몇 시간 더 늦게 들어오면 된다. 그는 약 네다섯 시간 웨이터 일을 하기 위해, 대중교통에서 왕복 4시간을 보낸다. 무기력하면서도, 창밖을 보며 노을과 경치를 구경하는 여유로운 시간이다. 버스와 기차로 출퇴근하는 길은, 그가 캠리를 운전했던 경로와 다르다. 그는 문득, 자신이 캠리를 운전하면서 봤던 어떤 경치가 생각난다. 캠리를 운전해서 출근했을 당시, 그의 눈길을 끄는 장소가 하나 있었다. 정돈되지 .. 더보기 184 - 대중교통 퇴근 그는 레스토랑까지 출근은 버스로, 퇴근은 기차로 한다. 출근 시에는 버스와 기차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그는 항상 버스를 선택한다. 하지만 퇴근 시에는 그렇지 않다. 선택지가 줄어든다. 레스토랑이 위치한 프랭스턴은 기차역이 크고, 버스도 많이 다닌다. 하지만 호주의 버스는 막차가 빨리 끊긴다. 그가 웨이터 일을 끝내면 시간은 항상 저녁 10시를 넘긴다. 이 야심한 시간에는, 그의 숙소처럼 먼 곳까지 달리는 버스가 끊긴다. 버스가 끊겼으니, 그는 웨이터 일이 끝나고 돌아갈 때 항상 기차를 탄다. 멜버른의 기차는 브리즈번의 기차와 똑같다. 그는 브리즈번에서처럼 무임승차를 의식적으로 피했는데, 차량 벌금으로 인한 일종의 강박증이 생겨서다. 이는 옳은 선택이었다. 그가 느낀 브리즈번 기차와 멜버른 기차의 .. 더보기 183 - 대중교통 출근 폐차 1주일 정도 뒤, 남사장이 그에게 제안을 한다. 자신의 딸이 가진 오래된 차량이 있는데, 그가 원한다면 싼값에 주겠다는 말이다. 차량이 다시 생기면, 건설현장 일도 다시 할 수 있게 되니 일석이조 아니냐는 제안이다. 남사장은 그에게 차도 팔고, 노동력도 제공받을 계산이다. 하지만 그는 얼마 남지 않은 비자 때문에, 다시 차량을 살 생각이 없다. 그에게 호주에서의 차량은 캠리 한 대로 족하다. 남사장이 꽤 저렴한 가격을 제시했지만, 그는 거절한다. 그가 차량을 거절한 데에는, 폐차 후 알게 된 대중교통의 묘미도 한몫한다. 폐차 후 그는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멜버른 중심과 주변부는 트램이 많다. 하지만 그가 사는 동네처럼 먼 외곽 지역에는 트램이 전무하다. 트램이 없으니 그는 버스와 기차를 이용한다. .. 더보기 182 - 번호판 반납 그는 캠리 폐차와 관련된 모든 일들을 서둘러 진행한다. 당시에는 자신이 왜 이리 서두르는지 알지 못했다. 그저 빨리 끝내버리고 후련해지고 싶었을 뿐이다. 후련함도 후련함이지만,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부분도 없지 않았던 듯싶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정이 들고 나서 이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질질 끄는 것보다는, 허무하리만큼 빠르게 모든 절차를 끝내는 편이 더 나을 때가 있다. 그에게는 아직 캠리의 번호판이 남아 있다. 이 번호판을 교통국에 반납하고, 남은 등록 기간에 대한 금액을 환불받을 수 있다. 호주에서는 자동차 보유세가 없는 대신 등록비(Registration, Rego)를 낸다. Registration은 6개월(약 300불), 1년 단위(약 700~800불)다. 그는 캠리를 폐차했지만, 캠리의 등록 기.. 더보기 181 - 오디오 선물 그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폐차장으로 가는 중이다. 그의 캠리는 이미 트럭에 실려 폐차장에 옮겨졌으며, 더 이상 그의 소유가 아니다. 그가 폐차장을 방문하는 이유는, 데이빗의 개인적 부탁 때문이다. 데이빗은 그의 캠리 부품 중 오디오를 원한다. 데이빗의 부탁에 그가 뒤늦게 폐차장에 전화하니, 아직 캠리를 폐차하지 않았으니 폐차장에 방문하면 오디오를 떼어내서 주겠다고 한다. 그는 캠리를 너무 갑작스럽게 보낸 느낌도 없지 않아, 마지막으로 캠리를 볼 겸 폐차장으로 향한다. 오랜만에 대중교통을 탄다. 그는 워홀 초창기처럼 차가 없는 워홀러가 되었다. 데이빗은 함께 일하면서 그의 캠리를 타본 적이 있기 때문에, 폐차 소식에 별로 놀라지 않는 눈치다. 이전에 그는 차량을 잘 아는 데이빗에게, 자신의 캠리를 팔면 .. 더보기 180 - Wrecker 차량을 견인하고 이튿날 아침부터 그는 분주하다. 우선 남사장과 데이빗에게 문자를 넣는다. 차를 폐차할 예정이며, 건설현장 일을 그만두어야겠다는 문자다. 건설현장은 그의 숙소에서 차로 4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다. 개인 주택들이 많은 동네인데 지하철역이 없다. 외곽 지역이라 버스도 많이 다니지 않아 출퇴근이 불편하다. 남사장은 그에게, 웨이터 일은 할 수 있냐고 묻는다. 그가 검색해보니, 레스토랑이 위치한 프랭스턴은 그래도 규모가 있는 곳이라 지하철과 버스가 많이 다닌다. 웨이터 일은 할 수 있다고 답한다. 폐차하기로 결심했으니, 실행만 하면 된다. 그는 다시 웨이터 일을 가야 하는 월요일 전, 그러니까 당일(금요일)과 주말 동안 최대한 빨리 폐차를 끝내버리고 싶다. 하지만 호주의 폐차장 및 상업시설들은 .. 더보기 이전 1 ··· 6 7 8 9 10 11 12 ··· 32 다음